나의 첫번째 슈퍼스타 ::나쁘지 않은

2020. 6. 20. 00:00내가본영화

 

© 2020 Focus Features. A Comcast Company.

나의 첫 번째 슈퍼스타 (The High Note)

감독 니샤 가나트라

출연 다코타 존슨, 트레시 엘리스 로스, 켈빈 해리슨 주니어, 아이스 큐브 등

 

 

' 코로나 사태로 급감한 상영 영화 속 나쁘지 않은 선택.

  생각은 하지 말고 오랜만에 보는 영화가 주는 설렘만 느끼는 게 좋다. '

 

 

 

 

 

[※이후 약간의 스포일러 포함]

 

 

 

 마가렛이라는 한 인물로만 이야기를 전개했다면 그냥 그랬을 거다. 그냥 노래만 건지고 가는 영화 정도. 음악 하는 젊은이 이야기야 너무 많이 다룬 소재고 거기서 오는 설렘이나 희열도 이미 다른 영화에서 너무 많이 느꼈으니까. 그래서 이런 소재에는 또 다른 특색을 위한 첨가물 하나 정도가 필요한데, 여기선 그레이스가 그 역할을 휼륭히 해준다고 생각한다. 심지어는 오히려 그레이스의 서사가 더 호소력있게 느껴질 정도로 나는 그 캐릭터가 좋았다.

 

자타공인 전설의 팝스타!! 그레이스 데이비스.  © 2020 Focus Features. A Comcast Company.

 

 음악을 세련되게 사용한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았다. 애초에 과거 팝 아티스트들이 고전처럼 등장하는 데다가 전형적인 내용 등등 세련된 연출에는 관심이 없었는지도 모르고. 특히 데이비스가 자신의 집에서 노래 부르는 신, 거기서 비치는 햇살... 정말 고전의 끝...ㅎㅎ

 

  결말에 대해 말하자면... 아이고.... 정말로 촬영 후반에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급하게 마무리한 게 아닐까? 하는 약간의 의심도 해보았으나, 애초 3월 개봉 예정이었다고 하니 그건 아닌 걸로... 결론 지었다. 사실 전형적인 스토리대로 흘러간다는 비판이 많기도 한데, 그 가족설정만큼은 나한테 정말 전혀 예상 못했던 반전입니다. 너무 놀라운 설정이라서가 아니라 나와서는 안될 반전이라서 생각조차 안 해봤다고 하는 편이 가까울 거다... 심지어 그러고는 이후 시간의 비약이 너무 심했다. 나는 불친절한 걸 별로 안 좋아해서. 비긴 어게인 류의 그런 분위기를 설정했으면 치밀한 플롯까지는 안 바래도 마무리는 지어주지. 데이비드의 성공을 대사 한 마디로 퉁쳐버리다니! 이런 류의 장르는 무릇, 그래 막연하고 비현실적인 해피엔딩도 괜찮다고 하자, 하는 모종의 약속 후에 보는 거라고 생각해서 결말 자체야 이해된다. 근데 이건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방식이 종국에 가서 약~~간은 무책임하지 않았나 싶은, 거의 여느 드라마의 10년 후 모두가 하하호호하는 신 정도의 결말? 혹시 주요 포텔사이트에 코미디로 장르를 기재해 놓은 이유가 이거였나! 싶다.

 

© 2020 Focus Features. A Comcast Company.

 

 멘토와 멘티와 교류와 상호보완을 통한 성장 서사. 이런 건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결핍 있지만 약간 진상인 탑스타와 가끔 왜 저러나 싶게 대책 없지만 제법 재능 있는 프로듀서 간 '각자 잘' 살아남는 이야기. 사과가 가장 깊은 감정 교류인 사이. 좀 더 진득한 사이로 만들면 어떨까 싶기도 하지만 이 정도의 깊이가 영화의 무게감에 맞을 듯합니다.

 

 근데 뭐 어찌 됐던 블랙팬서 볼 때도 느꼈지만 역시 음악은.. 영화관에서 들어야 된다ㅋㅋ 분명히 음악이 쿵쿵 기깔나게 나오니까 희열은 있다. 매기와 데이비드가 처음 만나 음악 이야기로 티키타카하는 모습도 음악을 좋아한다면 아마 짜릿할 수도 있을 듯하고.

 


 나한테는 영화의 결말을 보기 전과 후가 완전히 다른 영화 급으로, 뭔가 장단이 극명하게 보이는 영화다.

 한계점이 분명했지만 그 점을 제외하고 보자면 괜찮은 구성을 갖춘 킬링타임 영화인 듯하다. 내가 부정적으로 봤던 설정도 사람에 따라 유머나 재치 정도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 같고. 애초에 인물 간 심도있는 감정의 교류, 고찰은 나오지 않으니까 가볍게 보는 영화가 맞는 듯하다. 그렇게 치면 난 (두 가지 의미로)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오랜만에 본 영화야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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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는 한국 게 더 괜찮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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