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22. 03:58ㆍ내가본영화
걸어도 걸어도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고레에다 감독은 <어느 가족>으로 2018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이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같은 상을 수상하자 바로 이전 수상자라는 점 그리고 같은 동양인이라는 점 때문에 당시 국내에서도 많이 언급되었다. 칸 영화제 이후 한 인터뷰에서 봉준호 감독이 말하길, ‘아, 그래도 <걸어도 걸어도>(2008)가 최고지’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어느 가족> 대신 이 작품을 먼저 봐 보았다. 완전 샤라웃투봉봉 아니냐. 오지호 씨 닮은 남자배우가 나온다(진짜로.).
<바닷마을 다이어리>,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공기인형> 등 깔짝깔짝 접해는 봤으나 이게 첫 대면작인 만큼 히로카즈 감독을 잘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그에게 가족이라는 주제가 유서 깊다는 건 너무 잘 알려져 있다. 그 명성에 어울리게 가족 영화만 만들어도 되겠다 싶을 만큼 통찰력이 느껴진다.
영화는 시종일관 잔잔한다. 사건보다는 세월을, 화려한 연출보다는 슴슴한 관음을 택한 영화라고 느껴진다. 카메라 무빙도 거의 없다시피. 카메라를 고정해놓고 인물들만 들락날락. 사실 연출에 비교하자면 줄거리는 그렇게 슴슴하지는 않다. 큰 사건은 없지만 여러 키워드가 산발적으로 튀어오른다. 우리 일상이 그렇지요 뭐. 영화를 본 사람 얘기를 들어보자면 가족영화 답지 않게 서늘함이라는 말을 자주 볼 수 있다. 그 단어가 어울린다. 되게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친족 모임에서 볼 수 있는 상황과 감정을 망라했는데, 그 실제성에서 오는 서늘함.
<기생충>과 <어떤 가족>이 그 가치를 인정받는 모습을 보면서, 물론 그 전의 작품들 역시 엄청나지만, 그 두 작품 모두 이전까지 쌓아온 더미에 마지막으로 탁 올린 고 하나같은. 연속된 철학과 메세지의 미학. 반복될 수록 메세지가 더 정제되면서 동시에 깊어지는 .
근데 작품 자체의 치밀함, 완성도에 심지어 가족 모임을 앞두고 있는지라 영화가 현실에서 재현되는 경험까지도.. 다 알겠는데, 나한테는 맞지 않는다..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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